
2019년 첫 연주 "마에스트리 디베르시"를 마치고.. (2019.03.12)
오랜만의 한국연주였습니다.
벨기에에서 날아 온 김윤경, 프랑수아 페르난데즈와 아렌트 흐로스펠트와 함께 했던 연주회 "마에스트리 디베르시"!
연주 내내 관객들의 기품과 열정을 즐겼습니다.
체력관리를 잘 못하여 후덜덜거리며 바나나를 우걱우걱 먹고 나갔는데 여러분들이 뿜어내어 주시는 힘이 받쳐주고도 남았어요.
잠깐의 만남..일년이면 하루 이틀분의 시간도 안 될 그 만남이 주는 강렬함과 연속성은 이 유한한 시간예술이 주는 영원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해주고..경건한 마음을 갖게 해줍니다.
무어라 할 말이 떠오르지 않게 아직도 먹먹한 가슴...
사랑합니다.
조만간 좋은 연주회 소식 다시 전해드릴께요~
아름다운 계절, 봄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2019.3. 김진

카페무지카 서울, 광주, 버클리 공연 (2014.06.10)
여러분, 그동안 안녕하셨는지요?
5월 17, 18일 그리고 6월5일에 있었던 카페무지카, "바흐로 가는 길 2" 연주회를 마치고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서울의 정동 카페에서 열린 연주회는 지난 1월에 있었던 첫연주회를 경험삼아 더 안정적인 분위기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았던 관객들과 한순간도 놓치기 아까웠던 교감의 시간.
연주자로서는 더 바랄게 없던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5.18을 추모하며 연주했던 앙콜곡 바흐의 아리아가 끝났을 때, 어느누구하나 박수를 칠수도 받을 수도 없는 한마음이 되어 그저 침묵했습니다.
어쩌면 음악은 침묵을 해야할 때 더욱 강인하도록 도와주는 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음악에, 사람에 '고맙습니다' 라는 한마디외에는 다른 아무것도 필요없던 긴 순간이었습니다.
광주연주회에서는 관객들 한분한분이 손에 작은 티 라이트를 밝혀들고 앙콜을 감상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연주 후, 음식을 나누며 대화를 나누며 더욱 분위기가 무르익어간 후에 관객들이 연주를 시작하는 순서가 다시 펼쳐졌습니다.
해가 저물어가는 정동골목의 잉크빛 하늘이 마지막 밝은 인사를 나누는 시간… 색깔처럼 아름답던 여러분들의 연주가 정말 귀했습니다.
그리고 6월5일 네명의 연주자는 다시 캘리포니아에 모여 같은 프로그램으로 연주를 했습니다.
버클리 고음악 페스티벌에 늦었지만 감사하게도 프린지 콘서트로 연주할 기회를 갖게되었지요.
그리고…
다음 날 샌프란시스코의 야구팀 자이언트가 뉴욕의 메츠를 4대2로 이긴 야구게임을 함께 보았답니다.
온갖 기름진 패스트푸드를 먹어도 괜찮은 분위기, 한점을 이길 때마다 다들 춤을 추며 열광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구장을 나서는데 갑자기…
토니 베넷의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라는 노래가 얼마나 분위기있게 그 넓은 야구장을 메우던지요...
얼어붙은 듯, 발을 옮길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끄는 마력은 무어지? 연주자의 본능으로 분석하기 시작하더군요.
연주의 끝은 즐겁고, 감사하고도 쓸쓸합니다.
내 자신의 부족함을 보게되면서 씁쓸하고 또 부족하나 진하게 나누어지던 그 순간을 기억하며 행복해합니다.
다 마음에 드는 연주를 하지 못했다하라도 그 노래처럼 그 시간, 그곳에 우리 마음 한조각 남겨두고 나올 수있었다면
다음 기회를 또 다시 기대하며 또 한 걸음을 걷게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겨우 구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또 한번 여러분과 걸었던 "바흐로 가는 길"은 이제 "바흐로 갔던 길"이되고,
그날의 모든 소리는 날아가고 없는 듯 어딘가에 자리하고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또 꿈을 꿉니다.
어디론가 마구 가고싶기도하고
고요한 중에 이제는 차분히 계획을 세워보고싶기도 합니다…
마음 한구석에 빛나던 순간들,
여러분과 함께했던 소중한 기억에 감사합니다.
2014.6.10 김진

